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1년 넘도록 청와대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그늘에 가려 있던 강 장관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런 평가를 듣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10월 4일 보도된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서 강 장관은 “처음부터 (핵) 리스트를 요구하는 것은 그 후 이어질 검증과 관련한 논란 속에 협상을 교착시킬 위험성이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에 북한 핵무기에 대한 신고 요구를 미루고, 협상의 다음 단계로서 북한 핵심 핵시설(영변)의
정의용(72)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63) 외교부 장관의 ‘불화설’이 외교가(外交街)에 확산되고 있다. ‘정 실장과 강 장관 간의 의견 교환이 거의 없다’ ‘정 실장이 외교부도 알아야 할 정보를 잘 공유해주지 않는 바람에 강 장관의 감정이 상했다’는 것이 소문의 요지다. 정부 사정에 밝은 전직 고위 관료 A씨는 “두 사람 사이가 나쁘다는 얘기가 너무 많이 퍼져 청와대도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강 장관이 전화를 걸어도 정 실장이 받지 않고 부재중 전화에 ‘콜백’해주는 일도 드물다더라”고 전했다.외교부 내에서는 작년 가을쯤
지난 3월 5~6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은 수석특사인 정의용(72)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있어 대외적 존재감을 다지는 기회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정 실장과 두 손을 맞잡고 대화하는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에 전달됐다. 지난 3월 5일 저녁 북한 노동당 본관에서 열린 만찬장에서도 김정은의 왼편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6일 저녁 서울로 돌아온 뒤의 결과 발표도, 7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회동에서의 설명도 정 실장 몫이었다. 미국에 가서 미·북 대화를 설득하는 임무도 그에게 주어졌다.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월 13~16일 중국 국빈방문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여론에 대해 청와대는 상당히 억울한 표정이다.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 다음 날인 12월 15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있었던 한·중 정상회담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답했다. 같은 날 야당에서 ‘조공 외교’ ‘구걸 외교’란 말까지 나온 점을 고려하면, 내부 평가는 참 ‘후(厚)하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2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국민이 이번 방문의 성과를 하루 빨리 체감할
“임명을 반대했던 분들이 ‘잘못 알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한국 외교의 외연을 넓혀주고 능력으로 보여달라.”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야(野)3당의 반대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며 꺼낸 얘기였다. 그로부터 6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강 장관은 과연 임명을 반대했던 사람들이 ‘잘못 알았구나’란 생각을 하도록 일하고 있을까.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취임 초기 강 장관은 상당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대
“박근혜 정부는 저물어도 ‘오병세(五炳世)’는 끝나지 않았다. 불의의 일격을 받아 ‘사점오병세(四點五炳世)’가 됐을 뿐이다.”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두고 농반진반으로 나오는 말이다. 개각 때마다 유임을 거듭했던 윤 장관은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임기 5년을 함께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고, 그 덕분에 ‘오병세’란 별명도 얻었다. 이제 그런 기대는 사라졌지만, 윤 장관은 현직을 지키고 있다. 업무 의욕도 왕성하다.지난 4월 3일, 외교부 주요 간부인 A 국장은 낮 12시45분이 돼서야 외국 공관원과의 점심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미리 양
“과거사 문제로 먼저 벽을 쌓은 것은 일본이다. 일본이 ‘결자해지’해야 한·일 관계가 풀릴 수 있다.” 지난 2월 5일 만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014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은 일본의 ‘결자해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란 것이다.공적 자리에서 “일본은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하는 정부 당국자들이지만, 사석에서 만나면 보다 적나라한 발언을 들을 수 있다. 최근 만난 한 정부 관계자는 “어쩌면 일본 총리가 바뀌길 기다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약점이 별로 없다”는 것을 문 후보의 큰 장점으로 꼽는다. 문 후보는 1952년 경남 거제의 피란민수용소에서 태어나 경남중·경남고를 거쳐 경희대 법대를 졸업하기까지 비교적 평범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198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인권 변호사 생활을 했기에 딱히 검증 공세에 꼬투리를 잡힐 만한 과오가 없었다. 2003년부터 2008년 초까지 노무현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을 지냈으나, “국회의원들의 민원을 하나